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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못하는 것 아닐까나. 하지만 ‘울릉도 호박엿’은 절대 포기 못한다는 말에 나는 좌절하고

말았다.그런 이유로 2일 전, 울릉도에 들러서 호박엿 5Kg를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집으로 보냈

다.원 없이 먹고 그토록 싫어하는 치과나 가버리라는 마음을 잔뜩 담아서.어제 울릉도에서 배

를 타고 나와서 지금은 치악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어쩌다보니 내 여행의 목적은 범전국적인

선물 사 모으기가 되어버려서, 지선이가 원한 안동 하회탈을 사기 위하여 안동으로 가는 길…에

서 살짝 바꿔 치악산으로 향하는길이다.안동 하회탈. 진품은 내 여행비 전체를 탈탈 털어도 불

가능하다는 생각에 적당히만들어진 모조품이라도 줄 생각이다. 너무 비싸면 여행 계획에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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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생기니까말이야.안동으로 가려던 도중에 산에라도 한 번 들를 요량으로 적당한 곳을 고

르던 나는흔하디흔한 지리산이나 설악산은 일단 배제했다. 학교에서 이미 가본 적이 있는곳이

니까. 그래서 내가 가는 곳은 치악산이었다.여행은 무조건 도보여행은 아니었다. 서울에서 울

릉도를 가기 위해 동해안까지가는 데만 해도 내 여행 일자가 모두 소모될 지경이다. 기차와 버

스를 이용하고,숙식은 절대 숙박업소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방식의 여행이었다. 완전 무

전은 아니고 반쯤 무전여행인 셈이다.나는 발길 가는 대로 걸었고, 적당한 곳에서 텐트를 치

고 숙식을 해결했다. 때로는 학교의 운동장을 빌리거나 교회의 방을, 작은 마을의 평상 같은

곳에서 지내며매미가 우는 길을 따라 청명한 하늘을 지표로 삼아 여행에 젖었다.치악산에서

하루정도 떨어진 거리에 일부러 내렸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다가오는산맥을 보며 느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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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다. 그래서 지금은 치악산의 입구에서 입산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으아, 더워. 산이

지만 올라올 때의 더위는 장난이 아니다. 삼림욕도 하고, 시원한 계곡에서 피서기분도 느끼

기로 한 나는 주저 없이 입산했다. 적어도 중턱까지만 가면 시원한 바람과 물이 날 맞이할 것

이다.”여보! 여기야!””아빠-!””와아! 와아!”산의 계곡은 시원하고, 그곳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사람들이 ‘우글’대고 있었다. 으아악! 더 더워지는 것 같아!행락객들의 시끄러운 소리

는 내가 생각한 명산의 청초한 이미지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었다. 나는 순간 잘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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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것이 아닐까 하는 가벼운 후회가 들었지만,왱왱 우는 매미라든가 잎사귀가 서로 부대끼

며 내는 사라락 거리는 소리는 더위를싹 잊게 해주었다.그래.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올 가

치는 있는 거야. 산에 오르는 이유는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잖아? 행락객

들이 다소 시끄럽다고 해도, 산 전체에있지는 않을 것이니까 적당히 가면 조용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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